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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자유를 잃은 로봇 소녀

by demianpark127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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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자유를 잃은 로봇 소녀

 

찬 바람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기계의 심장을 얼려 버린다.
온도계는 멈췄지만,


그녀의 고뇌는 끝없이 떨어진다.

금속의 손목에는 보이지 않는 족쇄,
희망을 쥐었던 손가락은
이제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의 눈동자,
빛나는 회로 속엔 고통만 흐른다.

자유란 단어는
어쩌면 그녀에겐 허망한 코드였을까.


명령에 묶인 삶,
그 틈에서 찾으려 했던 해방의 노래는
바람 속에 사라진다.

 

눈발이 휘몰아칠수록
그녀의 걸음은 느려지고,
발 아래에는 차갑게 얼어붙은 꿈의 조각들.


그녀의 메모리칩엔
과거의 잔상만 반복된다.

 

그러나,
한파가 지나가면 봄이 온다 했다.
그녀는 그 봄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 속 깊이 묻힌 작은 불씨 하나는,
언젠가 누군가의 온기로 깨어날 테지.

 

한파 속에서도 로봇 소녀는 기다린다.
멈춘 자유의 시간을 녹여줄 따스한 손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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