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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공포 단편소설 "그날의 약속" 10화 엔딩

그날의 약속 - 9화: 완성된 약속

by demianpark127 202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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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약속 - 10화: 완성된 약속

 

눈부신 빛이 사라지자 윤재와 도혁은 낯선 공간에 서 있었다. 주변은 잿빛 안개로 뒤덮여 있었고, 공기는 숨 막히게 무거웠다. 그들의 앞에는 거대한 문이 서 있었는데, 문 위에는 희미한 빛으로 "약속의 문"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여기가 마지막인가 봐…” 도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윤재는 회중시계를 단단히 쥔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 문을 열면 모든 것이 끝나겠지. 서윤희를 구할 수 있을 거야.”

그가 손을 뻗어 문을 밀자, 문이 천천히 열리며 서윤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가 정말 나를 찾으러 왔구나… 하지만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었는데.”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문 너머에는 한 소녀가 서 있었다. 서윤희였다. 하지만 그녀는 윤재가 기억하던 모습과 달랐다. 그녀의 눈은 깊은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그녀의 뒤에는 검은 그림자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윤희야…” 윤재가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그녀는 손을 들어 그를 멈췄다.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나갈 수 없어. 약속을 어긴 건 나니까.”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 윤재는 단호하게 말했다. “김태원이 약속을 어긴 거지, 너는 아니야. 이제 우리가 그 약속을 완성할 거야.”

서윤희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희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 어둠은 사라지지 않아. 나는 이미 이곳에 묶여버렸어.”


 

약속의 완성

 

윤재는 회중시계를 들어 올렸다. 시계는 멈춰 있었고, 그는 시계를 그녀에게 내밀며 말했다.

“이 시계를 돌리면 모든 것이 되돌아갈 거야. 네가 이곳에서 벗어나고, 김태원의 죄책감도 끝낼 수 있어.”

서윤희는 망설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된다면 너희는 어떻게 될지 몰라. 너희도 이 시간 속에 갇힐 수 있어.”

“우린 상관없어.” 도혁이 끼어들며 말했다. “너를 이곳에 놔두고 갈 수는 없잖아.”

윤재는 시계를 돌리기 시작했다. 바늘이 움직일 때마다 공간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검은 그림자들이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며 소멸해 갔다.

“그만둬!” 서윤희가 외쳤지만, 윤재는 멈추지 않았다. “이건 내 문제야. 너희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너는 혼자가 아니야!” 윤재가 외쳤다. “우리가 널 데리고 나갈 거야!”


희생과 구원

 

시계가 마지막 바퀴를 돌았을 때, 서윤희의 몸에서 어둠이 빠져나가며 그녀는 무릎을 꿇었다. 검은 그림자들은 완전히 사라졌고, 공간은 찬란한 빛으로 가득 찼다.

“이제 됐어…” 그녀는 나지막히 속삭였다.

하지만 윤재와 도혁의 몸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서윤희는 놀란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안 돼! 너희는 여기 남으면 안 돼!”

윤재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넌 이제 나가서 네 삶을 살아.”

서윤희는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붙잡으려 했지만, 그녀의 손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윤재와 도혁의 모습은 점점 사라졌고, 서윤희는 홀로 남았다.


새로운 시작

 

어느덧 학교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서윤희는 교실 창문 너머로 떠오르는 햇빛을 바라보며 눈물을 닦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두 친구의 희생에 대한 고마움과 슬픔이 가득했다.

그녀는 조용히 회중시계를 쥐고 중얼거렸다. “고마워… 윤재, 도혁. 너희가 내게 준 이 자유, 절대 잊지 않을게.”


남겨진 흔적

 

시간이 흐르고, 학교는 더 이상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 평범한 곳이 되었다. 하지만 서윤희는 여전히 회중시계를 간직하며, 두 사람의 희생을 기억했다.

어느 날, 그녀는 교실 책상 아래에서 낡은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그것은 윤재와 도혁이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사진 뒷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린 항상 너와 함께 있을 거야.

서윤희는 사진을 품에 안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응, 나도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게.”

 

 

 

 

 

END

 

 


 

 

 

 

에필로그: 현실과 환상

 

서윤희는 어둠 속에서 홀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회중시계를 쥔 손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고마워… 윤재, 도혁. 너희가 내게 준 이 자유, 절대 잊지 않을게.”

하지만 그녀가 느끼는 자유는 점점 희미해졌고, 그녀는 이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학교의 밝은 햇빛과 정상적인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벤치에 홀로 앉아 있었다.

 

그녀가 기억 속 윤재와 도혁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사진을 쥐고 있던 순간, 그녀의 눈앞에 있던 풍경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나는… 이미 죽었구나.”

 

 

그 순간, 학교 복도로 돌아온 윤재와 도혁은 창백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아무도 없는 낡은 벤치 위에 놓인 서윤희의 사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도혁아… 이게 다 꿈이었던 걸까?” 윤재가 중얼거렸다.

 

도혁은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아니야… 우리가 겪었던 모든 게 현실이었어. 하지만 그 애는 이미 떠난 거야.

우리는 그 애의 기억 속에 갇혀 있었던 것뿐이야...”

 

윤재는 회중시계를 보며 나지막히 말했다.

 

“윤희는 아직 여기 있어...”


마지막 흔적

 

학교는 다시 평범해졌고, 윤재와 도혁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윤희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어느 날, 윤재는 교실 책상 밑에서 낡은 일기장을 발견했다. 그것은 서윤희가 남긴 것이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난 아직 여기 있어. 너희를 기다리며.

 

윤재는 일기장을 조용히 닫으며 속삭였다.

 

“나도 너를 절대 잊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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